괴짜가 세상을 바꾼다

괴짜 CEO 이야기는 기업의 혁신적인 이미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키덜트족이 어린이의 꿈을 키우는 산업 영역에 기여하는 프로슈머로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정진욱 기자l승인2017.06.02l수정2017.06.02 12:50l1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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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 비합리적이라 생각되어 온 경영자의 행동, 고객의 취향이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괴짜들은 통념과 관습의 영향을 덜 받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며 지나치는 잘못된 생각, 숨어있는 원리, 가치를 발견하기 쉽다. 괴짜 CEO, 괴짜 고객들에 의해 변화하는 시장의 모습과 그 의미를 살펴본다.

자료제공=www.lgeri.com

괴짜는 항상 우리 곁에 있어 왔다. 우스개 소리로 괴짜에 대한 ‘질량 보존의 법칙’이 있어, 내 주변에 괴짜가 없으면 내가 괴짜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다. 이 세상 모두가 평범하다면 세상은 무난하게 흘러갈 것이다. 큰 마찰 없이 비교적 평화롭고 조용하게, 한편으로는 심심하게 세상이 굴러갈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평범치 않은, 특이한 행동을 한다면, 그 행동에 의해 세상이 변화할 가능성이 열린다.


시장관점에서 살펴보면, 획일적인 공급자, 비슷비슷한 소비자들로만 시장이 구성될 경우, 고만고만한 제품들만이 시장에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괴짜 경영인, 엉뚱한 고객이 있다면, 그 시장의 양상은 다를 수 있다.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 에디슨, 라이트 형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빌 게이츠(Bill Gates)나 애플(Apple)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도 괴짜라고 놀림 받던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세상은 괴짜에 의해 변화해 왔고, 앞으로도 괴짜들에 의해 세상은 변화할 것이다. 지금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차세대 괴짜 CEO들과 괴짜 고객들에 대해 살펴보고, 차세대 괴짜들이 등장하는 배경,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기업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살펴보자.


세상을 바꾸고 있는 차세대 괴짜 CEO들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의 엘론 머스크(Elon Musk)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의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보급하는 테슬라의 도전은 평범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CEO인 엘론 머스크의 궁극적인 목표를 들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의 목표는 인간을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것이다.


환경 문제를 겪고 있는 지구에서 인류가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은 엘론 머스크는 인간을 지구 밖의 행성인 화성으로 보내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이는, 다분히 괴짜스러운 이 목표는 엘론 머스크가 세상을 바꾸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엘론 머스크는 테슬라 이전부터 우주항공 기업인 스페이스X(SpaceX)를 설립해 로켓개발에 몰두하여 민간우주왕복선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화성에 인류의 정착지를 건설하는 목표를 이루기에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엘론 머스크는 그 전까지 지구에서 인류가 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전기차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고갈되어가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이동수단인 전기차를 통해 지구에서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고자 한 것이다. 이는 사회 및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가솔린 자동차와 함께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전통적인 자동차 생산자들과는 전기자동차의 개발 동기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보여준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는 타겟 시장도 다르다. 보급형 차종의 전기차를 우선 개발하는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테슬라는 프리미엄 차종을 먼저 생산한 뒤 보급형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대중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하였다.


그의 다소 황당한 목표 등 괴짜스러운 면모들은 테슬라의 혁신적인 제품과 연결되어 기업과 제품의 혁신적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T-Mobile의 존 레저(John Legere) 장발, 가죽자켓, 핑크색 티셔츠를 입은 사나이. 그의 모습을 신문 지면이 아닌 길거리에서 본다면, 그가 미국의 주요 통신사 중 하나인 T-Mobile의 CEO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T-Mobile의 CEO 존 레저는 격식을 차리고 점잖아야 할 것 같은 CEO라는 직위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파격적인 옷차림과 행동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4에서 경쟁사 AT&T의 개발자 컨퍼런스, 프라이빗 콘서트 행사장에 초대 받지 않은 채로 들어갔다가 무단침입이라는 이유로 경비원의 에스코트를 받고 행사장을 빠져나와야 했다. 이 과정은 한 기자에 의해 트위터로 생중계되었고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트위터에서의 행적도 화려하다. 존 레저는 자신의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여 T-Mobile과 자신을 알린다. 서슴없이 경쟁사를 겨냥하거나 점잖지 않은 문구의 트윗을 올리기도 하지만, 팔로워 수는 169만명에 달하는 것을 보면 그의 이런 행동을 많은 사람들이 흥미롭게 바라보는 듯 하다. 종종 그의 공격적 트윗이 반감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을 감안해도 T-Mobile과 존 레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


튀는 패션스타일, 경쟁사 AT&T의 행사장에 등장하는 행동, 트위터에서의 행적 등 다양한 CEO답지 않은 행동들은 T-Mobile의 Un-carrier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Un-carrier는 통신사스럽지 않은 혁신적인 모습을 보이겠다는 생각을 담은 전략명이다. T-Mobile은 2013년 3월부터 Un-carrier하에 무약정 제도, 6개월 주기의 단말 교체, 100개국 무료 데이터/문자 로밍, 아이폰 5S 1주 체험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그 결과 점유율 변동이 매우 어려운 통신 시장에서 4위에서 3위로 뛰어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주목 받는 괴짜 소비자
팬덤을 키우는 어른들… 키덜트 소비자 어른이 되어도 항상 마음 한 구석에는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잇값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그런 마음들을 억누르고 절제한다. 그런 가운데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생각으로 자신들의 순수한 취향을 드러내는 소비자들이 있다. 바로 키덜트 소비자들이다.


이 소비자들은 취미 생활에 있어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다. 아이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던 장난감들을 구매하고,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즐거워한다. 때문에 키덜트 소비자들은 나잇값을 못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한다. 명절이면 그 장난감 조카 하나 주라는 친척어른들의 말씀에 난감해지고, 이런 모습을 본 어른들은 장난감 하나에 째째하게 군다며 한심해 하신다. 이러한 시선들 때문에 키덜트들은 자신의 소비 성향을 떳떳하게 드러내기 보다는 숨기기 마련이었다. 나를 위한 피규어, 나를 위한 색칠공부책을 사면서 조카 선물이라고 둘러대야 했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여러 연예인 등이 자신의 피규어 수집장을 공개하는 등 키덜트족의 노출이 많아지면서, 한심한 취미라는 인식이, 오히려 있어 보이거나 순수해 보이는 취미로 변해 가고 있다. 얼마 전 다른 연예인의 피규어를 망가뜨린 한 연예인이 온라인 상에서 악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어른들의 어린 취향의 취미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모하면서 좀 더 떳떳하게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도 키덜트 시장의 성장에 한 몫을 한다. 학교, 회사 등 성인들이 모여 있는 오프라인 환경 안에서는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을 찾기 어렵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그렇지 않다. 온라인 동호회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취향과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고,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한다. 레고의 경우에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비자간 교류가 활발하다. 전세계 레고팬들은 시간, 장소 등의 제약이 없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의 창작물과 창작법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마이 리틀 포니(My Little Pony)의 남성팬인 브로니(Bronies)도 인터넷을 통한 교류가 활발하다. 어린 소녀를 주요 시청자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남성팬들로 향하는 시선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녀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던 성인들이 관심을 갖고 이를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 공유하면서 성인층으로 팬덤이 확산되었다. 이러한 팬들은 마이 리틀 포니를 소재로 노래, 그림, 영상 등을 만들어 공유하면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성인팬들의 적극적인 의사 표현과 창작활동은 더 많은 사람들이 제품/서비스를 경험하고 팬으로 유입되게 하는 발판을 제공한다. 구매력과 창의력을 겸비한 프로슈머인 키덜트팬들은 기업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레고는 이러한 매력적인 고객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도모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성인 레고 고객의 모임인 AFOL(Adult Fan of Lego)의 활동을 지원하고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신제품을 개발한다. 이러한 활동은 기존 팬의 충성도를 제고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팬을 만들어내는 긍정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성인 팬과의 적극적 교류와 공동 개발을 통해 비디오 게임 등 새로운 장난감에 밀려 위기를 겪던 레고를 다시 부흥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성인 팬들의 기여에 힘입어 보 크리스텐센 레고코리아 대표도 국내 키덜트족의 확산에 따라 내년에는 한국 시장에 특화된 제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이 리틀 포니의 제작사도 브로니와의 소통을 통해 팬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이들의 의견을 애니메이션에 반영하는 등 브로니팬의 가치를 인정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오랜 시간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이유로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키덜트족이 어린이의 꿈을 키우는 산업 영역에 기여하는 프로슈머로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열혈 기술 신봉자… Geek
Geek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안경을 쓰고,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똑똑한 듯 하지만 한편으로 뭔가 모자란 듯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런 시선을 받아 온 부류 중 하나인 Geek들이 새로운 제품/서비스의 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킥스타터(Kickstarter), 인디고고(Indiegogo) 등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사이트에서는 큰 돈 없이도 투자에 참여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제품/서비스의 개발을 지원하고, 가장 먼저 이를 받아 볼 수 있다. 신기술,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많은 Geek에게 그 누구보다 빠르게 신제품을 안겨주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는 매력적인 쇼핑몰이자 투자처 혹은 기부처이다.


스타트업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 조달, 시장 조사, 수요처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투자자인 Geek의 반응으로 시장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고, 이를 반영하여 제품/서비스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이처럼 초기 자금 마련과 시장 개척의 역량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는 매우 좋은 인프라가 된다.


이러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는 Geek들의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2014년 한 해 동안 전세계 330만 명의 투자자가 5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22,252개의 프로젝트에 투자하였다. 신기술, 신제품에 대한 Geek들의 관심이 없었다면 이처럼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세상에 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음지에서 양지로… 인터넷 댓글족
인터넷은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도서관에서 힘겹게 얻을 수 있었던 정보들을, 내 집 컴퓨터에서 혹은 핸드폰으로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어딘가로 이동해서 처리해야 했던 일들, 예를 들면 은행업무, 주식거래도 내 집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기차표나 공연표를 사기 위해 밤을 새워 줄을 설 필요도 없어졌다. 하지만 인터넷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몇 가지 부작용이 나타났다. 표현의 자유로 포장된 폭력적인 의견 표현, 댓글이 그 중 하나이다. 인터넷상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과격한 언행으로 반응을 보이는 일부 누리꾼들로 인해, 인터넷에 댓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생겨났고, 이러한 인식은 댓글족들이 자신의 정체를 더욱 드러내지 않도록 하였다.


하지만 이런 댓글족들이 주류로 부상한 곳이 있다. 바로 TV 예능 프로그램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인터넷 생방송 시청자들은 방송의 흐름에 따라 즉각적으로 댓글을 통해 반응을 보인다. 시청자들의 예능감이 담긴 돋보이는 댓글은 본방송에서 자막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댓글족들은 시청자면서 작가이자 출연자가 된다. 이러한 댓글은 같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다른 시청자들과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다소 삐딱한 시선을 받던 괴짜 인터넷 댓글족이 주류 미디어라 할 수 있는 지상파 방송의 프로슈머로 등장하는 순간이다. 인터넷 상에서 못된 말로 감정을 상하게 하는 나쁜 사람들로 인식되었던 댓글족들이 번득이는 재치와 순발력을 지닌 사람들로 인지되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갇혀 있던 댓글족들이 지상파 미디어와 만나 주류 세상의 긍정적 이미지를 지닌 프로슈머로 변모하고 있다.


오늘날 괴짜를 바라보는 시선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괴짜 CEO와 괴짜 소비자들이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오래 전부터 괴짜들은 세상에 존재해 왔고, 세상에 변화를 일으켜 왔지만 요즘의 괴짜를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이라기 보다 오히려 긍정적인 편이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가져왔을까?


여전히 주류가 존재하고, 유행에 많은 사람들이 편승하지만, 과거 대비 다양성에 대해 관대해지는 모습이다. 언더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이며, 외국인이나 다문화 사회 등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다름을 인정하는 다원화 사회로의 변화가 괴짜를 바라보는 배타적인 시선을 완화시켜 주고 있다.


개인의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취와 이를 통한 행복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성취를 통해 개인의 만족을 얻기보다는 다른 쪽에서 행복감을 찾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재미 추구의 성향이 강해지면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서 흥미를 느끼기도 하고, 자기 자신도 획일화된 사회에서 벗어나 재미를 찾는 흐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기업에게 괴짜란?
괴짜의 시각에서 혁신의 단초 찾기 괴짜는 통념의 틀에서 벗어나 조금은 삐딱하게 세상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 발굴을 막는 장벽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이 당연시 하며 받아들이는 통념이나 질서에 반기를 들고, 잘못된 통념을 깨고자 하는 괴짜들의 시선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


위장병은 강한 산에 의해 발생한다고 모두가 믿고 있을 때, 산이 아니라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직접 실험대상이 되어 균을 마시고 위궤양에 걸리며 헬리코박터균을 발견해 낸 배리 마셜(Barry J. Marshall)과 로빈 워런(J. Robin Warren))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노벨상을 받으며 업적을 인정받았다. 선풍기에서 날개를 없앤 다이슨(Dyson), 조직문화를 위해 상하관계를 없앤 자포스(Zappos)도 기존 통념을 깼기에 혁신을 도모할 수 있었다. 이처럼 괴짜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괴짜시장의 새로운 기회 요즘은 괴짜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었다. SNS, 블로그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또 다른 ‘나’들을 발견하고 생각을 나누며 힘을 모을 수 있다. 이런 괴짜들이 묻혀 있던 잠재된 시장을 지상으로 끌어올리기도 한다.


괴짜 소비자들이 창출하는 수요는 주류 시장에 비해 작을 수 있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작은 괴짜 시장까지 공략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괴짜 소비자들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는 만큼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커진다. 아직 많은 기업의 관심이 향하지 않는 마이너 시장을 선점한다면 향후 시장의 성장과 함께 더 큰 성공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또한 비주류 시장에서의 경험이 주류시장에서의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즉, 괴짜 시장에서 흥행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중성을 가미해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소수인 약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이 주류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디자인이 되듯, 괴짜를 위한 제품/서비스가 주류 시장에서도 인정 받을 수 있도록 기획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인터넷 방송이라는 마이너 시장의 콘텐츠를 주류 시장인 지상파 방송과 접목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방송의 채팅창에 글을 남기는 이들을 소위 말하는 ‘잉여’로 치부하지 않고, 재치 있는 채팅 내용을 방송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대중 시장에서 기회를 발굴할 수 있었다.


이 세상 사람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취향을 갖고 있다면, 변화와 발전이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 괴짜들이 세상을 변화시켜 왔듯, 앞으로도 괴짜들에 의해 변화가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不狂不及)’는 이러한 괴짜들의 업적에 의해 만들어진 말인 듯 하다. 우리와 함께 사는 이 시대의 괴짜들이 앞으로 일으킬 변화가 기대된다.


정진욱 기자  jjw@thece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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